2대에 걸친 제사용 “안동유지” 복원 화제
예로부터 제사상을 차릴 때 깔던 기름종이(옛명칭: 좌면지)인 유지(油脂)를 2대에 걸친 노력 끝에『안동유지』로 복원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안동유지”의 복원은 안동시 정하동에 거주하는 김진득(62세)씨로 그는 26세 때인 1974년부터 부친과 함께 집안 제사에 사용하고 문중과 가까운 집안에 나누어 주기위하여 유지를 5년마다 10여장씩 만들어 오던 것을 부친이 돌아가신 1989년부터는 제사용 유지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고, 유지를 만들기 위한 한지도 구하기 힘들어 더 이상 만들지 못하고 중단하게 되었다.
그 후 45세 때인 1994년에 안동김씨 문중과 집안의 권유에 의해 다시 4년~5년마다 유지를 몇 장씩 만들게 되었는데, 유지를 사용해 안동 김씨 종친들과 후손들이 유지의 전통을 계승해보라는 권유하게 되자 2009년 8월부터 그동안 부친으로부터 배운 순수한 전통방식으로 “안동유지”를 제작 복원하여 금년부터는 100% 수제작하고 있습니다.
안동유지 제작과정을 살펴보면, 안동유지를 위해 별도로 만든 한지에 솔잎으로 만든 붓을 사용하여 국산 들깨로 짠 들기름을 적셔서 5㎝ 정도의 간격으로 500번 정도 찍는 초벌 찍기를 한 다음, 2~3일간 진흙을 사용하여 만든 숙성실에서 숙성과정을 거친 후 초벌 찍기 때 5㎝ 간격으로 찍은 빈 공간에 다시 500번 가량 두 벌 찍기를 하고, 다시 2~3일간 진흙 숙성실에서 숙성과정을 거친 다음에 꺼내 들기름이 적게 먹은 한지부분을 검사하여 숙성실에서 5일~7일정도 숙성하면 색깔고운 “안동유지”가 만들어 진다.
이렇게 만든 『안동유지』는 2~4년 동안 들기름이 한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자연 숙성하면서 들기름이 배어들어 사용하는 동안 들기름 향도 계속 느껴진다. 이렇게 2~4년간 숙성기간이 지나면 “안동유지”는 점차 황금색으로 변하여 가장 아름다운 색상으로 제사상에 계속 사용하실 수 있게 된다.
예로부터 제례에는 세 가지 상징물이 있는데, 그 하나는 역막(제사상위에 치는 흰 천막)이고, 아무런 글자가 없는 백병풍, 그리고 좌면지인 유지가 있다. 이 좌면지(座面紙)는 우리 안동지방에는 ‘유지(油脂)’로 불리어 왔다, 유지는 40년~50년 전만 하여도 제사상에는 문종이 즉 문 바르는 한지에 기름을 먹여 제사상에 까는 제사 필수품으로 유지를 사용하여 왔으나, 만들기가 불편하고 1973년 선포한 가정의례준칙과 예법 간소화로 제사상이 점차 간편해 짐에 따라 거의 사라지고 일부 가정에는 한지나 흰종이를 제사상에 깔아 사용하거나 제사상 위에 바로 제물을 올리고 있다.
『좌면지』가 지금까지 전하고 있는 자료는 그리 많지 않다. 현재는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 보관 전시된 ‘안동권씨 문중 제사 설찬도’가 있으며, 안동지역에 안동권씨, 안동김씨 문중 시조 묘제사에 40년 이상 된 전해 내려오는 유지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선조들이 제사에 좌면지를 사용 하는 것은 “제사에 정성을 다하는 의미와 제사의 신성함을 나타내는 증표라는 의미가 있다”고 안동민속박물관 이희승 학예사는 말하고 있다.
안동유지 전수자 김진득씨는 ‘후대에도 작은 일이지만 제사를 정성껏 모시고, 조상님을 기리는 제사의 신성함을 전파하고 싶어서 시작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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